인사말하는 김병환 금융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의 기업신용공여가 확대되고,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 Investment Management Account)로 조달한 자금의 25% 규모에 해당하는 모험자본 공급의무가 신설된다.
2017년 도입 이후 그간 영위 사례가 없었던 종합투자계좌(IMA)도 원금지급 성격을 명확히하고 세부 제도를 보완하여, 이를 바탕으로 연내 발행어음·IMA 업무를 영위하는 종투사 지정 절차가 개시된다.
또한 증권사 해외진출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파생결합증권·사채의 건전성 관리를 위한 제도 정비도 이루어진다.
아울러 오는 6월에는 증권사의 부동산 건전성과 유동성 관리 강화를 위한 세부방안과 종투사의 건전성 제도 개편방향이 마련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9일 10개 종투사 CEO와 간담회를 개최하여, 종투사 제도개선을 중심으로 한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하고, 경제의 혁신 성장 지원과 자본시장의 밸류업을 위해 증권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하였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성숙기에 접어든 우리 경제가 활력을 유지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한 열쇠가 자본시장에 있다면서, 자본시장의 조성과 발전에 있어 핵심을 담당하는 증권업이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더 많은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전반적인 제도개선을 통해 증권업의 영역이 확장되는 만큼, 이날 모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중심으로 그에 걸맞는 혁신을 보여주기를 당부하였다.
종투사 CEO들은 발행어음·IMA 등 제도개선 취지에 맞게 적극적인 모험자본 투자로 우리 경제의 혁신 성장을 지원해 나가고, 증권업 스스로도 치열한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
우리 경제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기업을 선별하여 위험을 감내하고 자금을 공급하는 증권업의 역할이 더욱 긴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 증권업은 외형 성장과 자금공급 규모 확대 등 그간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질적인 측면에서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지적되고 있다.
주요 글로벌IB는 M&A, 채권, 주식 등 IB업무 영역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반면, 국내 종투사는 수익·자산운용 구조가 일반증권사와 전반적으로 유사하고 IB업무도 부동산PF 채무보증에 치중되어 있어 적극적인 모험자본·지분금융 공급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외 경쟁력 측면에서도 아시아 시장 M&A·채권·주식 주관사 순위에서 50위권 이하에 위치하는 등 증권업의 기업금융 경쟁력이 충분하지 않다.
특히, 2022년 하반기 채권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를 통해 증권업계의 단기 수익을 추구한 부동산 쏠림과 리스크 관리의 문제가 노출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증권업의 기업금융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유인구조를 강화하고, 안정적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건전성·유동성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종투사 운용규제 개편
종투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기업금융과 모험자본을 공급할 수 있도록 기업신용공여, 발행어음 및 종합투자계좌(IMA) 제도 전반을 개편한다.
우선 종투사의 기업신용공여를 조정·확대한다.
일반증권사와 달리, 종투사는 자기자본의 100% + 추가 100%(중소기업·IB업무 신용공여에 한정) 이내의 기업신용공여가 가능하다.
기업신용공여 범위를 조정하여 기업 자금공급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금융회사 대상 신용공여는 제외하고, SPC에 대한 신용공여는 최종 자금공급 목적에 따라 신용공여한도를 적용받도록 개선한다.
종투사의 적극적 기업 자금공급이 가능하도록 추가 신용공여한도 적용을 확대한다. M&A는 IB의 핵심 업무 분야인 만큼, 중개·주선·자문 수행 후 리파이낸싱과 M&A 대주단 참여시에도 추가한도를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재무구조 개선기업과 중견기업 대상 신용공여 및 상생결제 관련 신용공여도 추가 신용공여한도 대상에 포함하여, 종투사의 기업 구조조정 참여 및 중견·중소기업 지원 기능을 강화한다.
셋째, 종합투자계좌(IMA) 제도 구체화
종합투자계좌(IMA)는 고객 예탁 자금을 통합하여 기업금융 관련 자산(70% 이상) 등에 운용하고 그 결과 발생한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계좌로,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투사에 허용되는 업무이다.
2017년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도입한 이래 아직까지 실제 영위한 사례는 없다.
IMA가 종투사의 기업금융 재원으로 적극 활용되고 투자자의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원금지급 구조, 만기, 한도 등 세부제도를 구체화한다.
우선, IMA는 종투사가 원금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상품임을 명확히 하고, 폐쇄형·추가형, 만기·성과보수 등 상품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도록 한다.
단, 만기가 설정된 경우 만기에만 원금이 지급되며, 투자자가 중도에 해지하는 경우에는 운용 실적에 따른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원활한 기업금융 공급 수단이 될 수 있도록 만기 1년 이상인 상품을 70% 이상 구성하도록 하며, 발행어음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관련 자산 운용한도 하향(30%→10%, 즉시), IMA 운용자산 25% 규모의 모험자본 공급의무(단계적 상향, 발행어음과 동일)도 적용된다.
종투사의 운용 책임성을 제고하고 이해상충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 보완도 추진한다. 공모펀드에 적용되고 있는 5% 시딩(seeding) 투자 의무를 IMA에 도입하고, 주기적으로 운용 보고서를 교부하여 투자자에게 IMA 운용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신탁과 유사한 고유재산 거래 및 자전거래 제한을 적용한다.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다. 발행어음과 IMA 모두 종투사가 원금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만큼, 이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발행어음과 IMA의 통합 한도를 자기자본의 200%+100%로 설정한다.(발행어음은 200% 한도)
손실충당금 제도도 함께 내실화하여, 고유재산을 통해 IMA 운용자산의 5%를 손실충당금으로 우선 적립하고 IMA 운용자산에 평가 손실이 발생할 경우 그만큼 추가 적립하도록 한다.
손실충당금이 충분히 적립된 경우,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산출시 IMA 운용자산은 50%만 반영하여 운용 여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
현재 증권업계에서는 ❶만기가 설정되고 ❷원금이 지급되며 ❸초과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❹중장기(2~7년)·❺중수익(3~8%) 목표 IMA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목표 수익률 수준에 따라 회사채, 기업대출, 메자닌투자, 벤처투자 등 다양한 기업금융·모험자본 공급에 적극 활용되면서 투자자도 손실 우려 없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수신+자산운용) 상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종투사 지정
현재, 종투사는 자기자본, 내부통제 및 이해상충 방지체계를 심사하여 지정하며, 자기자본 규모(3조원·4조원·8조원)에 따라 허용되는 업무가 상이하다.
증권업의 성장에 따라 4조원(발행어음) 및 8조원(IMA) 종투사 지정 수요가 제기되고 있으며, 지정요건도 일부 정비·체계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간 증권업계가 현행 지정요건에 따라 준비해 왔음을 감안하여, 금년 3분기 4조원(발행어음) 및 8조원(IMA) 종투사 신청을 접수하여 현행 요건에 따라 지정할 예정이다.
금년 이후에는 종투사 지정요건을 강화하고, 단계적 지정 원칙을 적용한다.
가장 핵심적인 요건인 자기자본은 연말 결산 기준으로 연속 2기간 충족을 요구한다.
종투사 지정시 인가에 준하는 신규업무가 가능한 만큼, 사업계획과 본인 제재이력(사회적 신용) 요건을 신설하고 8조원 종투사(IMA) 지정시에는 변경인가 수준의 대주주 요건을 도입한다.
아울러, 종투사가 기업금융 기능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3조원 → 4조원(발행어음) → 8조원(IMA)의 각 단계마다 2년 이상 영위 후 다음 단계의 종투사로 지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