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아벤라에 있는 카쇠 e-메탄올 시설이 공식적으로 준공돼 소비자에게 e-메탄올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유러피언 에너지(European Energy)가 개발하고 미쓰이와 협력하여 운영하는 이 시설은 유러피언 에너지가 51% 지분을, 미쓰이가 49%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유러피언에너지는 카쇠 e-메탄올 시설은 해운회사인 머스크, 레고 그룹, 노보노르디스크 등 업계 선도 기업에 e-메탄올을 공급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기업들은 모두 저탄소 솔루션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온난화에 대해 `사기'라고 규정하고,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파리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지구촌 사회의 탈탄소 노력이 주춤하고 있기는 하지만 해운업계의 탄소줄이기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음을 상징하는 변화로 여겨진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국제 해운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한 다양한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IMO는 2027년부터 선박의 연료 탄소집약도를 제한하는 '연료표준제도'를 도입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라 탄소 부담금 또는 배출권 거래제를 적용하는 시장 기반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또한, IMO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최소 20% 감축(30%까지 노력), 2040년까지 최소 70% 감축(80%까지 노력), 2050년까지 100% 감축하는 단계적 목표를 설정했다.

세계 최초로 상업적 규모의 e-메탄올 생산

카쇠 시설은 세계 최초로 상업적 규모로 e-메탄올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연간 42,000톤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전적으로 재생 에너지로 운영된다.

북유럽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인 304MW 규모의 카쇠 태양광 발전소 옆에 위치한 이 시설은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과 탄소 포집 및 활용 기술을 통합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카쇠 e-메탄올 시설은 바이오매스 CO₂와 현장에서 생산된 친환경 수소를 결합하여 화석 연료 기반 제품 대비 탄소 발자국을 최대 97%까지 줄이는 e-메탄올을 생산한다.

이런 진전은 전기화가 어려운 분야의 탈탄소화를 지원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머스크는 카쇠에서 생산된 e-메탄올을 사용하여 운항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컨테이너선인 `로라 머스크' 호의 연료로 사용할 예정이다.

장난감 등 플라스틱이 주로 쓰이는 제품 생산에도 활용

이 시설에서 생산되는 e-메탄올은 전통적으로 화석 연료 기반 메탄올이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산업 공정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이러한 용도 중 하나가 바로 플라스틱인데, 제조업체들은 안전 및 품질 기준을 유지하면서도 더욱 지속 가능한 소재를 채택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레고 그룹과 노보 노르디스크 등이 대표적인데, 이 기업들은 카쇠에서 생산되는 e-메탄올을 구매하여 특정 제품 생산 시 화석 연료인 메탄올을 e-메탄올로 대체하고 있다.

한편 유러피언 에너지와 미쓰이의 협력은 전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저감하기 어려운 분야에서 저배출 대체 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유러피언에너지의 크누드 에릭 앤더슨 대표는 "카쇠 공장의 가동은 인류의 전기 사용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머스크의 전무이사 겸 최고운영책임자인 라바브 라파트 불로스는 "카쇠에서 첫 e-메탄올을 공급받게 되어 매우 기쁘다. 이는 선박에 필요한 대체 연료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해운의 미래는 여러 연료 유형이 함께 활용되어야 하며, 메탄올은 업계의 탄소 중립 목표 달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고 그룹의 최고운영책임자인 카르스텐 라스무센은 "재생 가능한 e-메탄올을 공급하는 것은 레고 제품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올해 말 이 소재를 사용하여 일부 레고 구성품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