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3일(현지시간) 외부 기온 50도를 가리키는 UAE 두바이의 한 자동차 대시보드

[AFP=연합뉴스]


폭염은 신체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온도가 극도로 높아지면 탈수, 혈액 농축, 산소공급 부족 등이 발생하며, 이는 뇌 기능 장애, 인지 저하, 수면 장애, 우울증, 불안, 심지어 자살 위험 증가와 같은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이와관련해 어린이, 노인, 야외 노동자, 정신건강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폭염으로 인해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신건강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약물(항우울제, 항정신병약 등)이 체온 조절을 방해할 수 있어 폭염으로 인한 영향을 더 심하게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폭염 관련 대응책 중 정신건강을 고려한 계획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시간) 사이언트픽어메리칸에 따르면 기후 과학자들은 향후 5년 중 적어도 1년은 2024년을 제치고 전 세계적으로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폭염은 현재 미국에서 날씨와 관련된 사망의 가장 높은 원인이며, 매년 열사병 및 온도 관련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자가 약 1300명으로 추정된다. 극심한 더위를 견뎌낸 사람들도 심각한 신경 질환이나 다른 정신 건강 관련 질환을 앓고 있을 수 있다.

관련 학술지(Current Environmental Health Reports)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세계는 기후 변화의 정신건강 영향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체는 섭씨 37도에서 최적으로 작동한다. 날씨가 덥고 건조할 때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면 몸에 탈수현상이 빚어지고 혈액 농도가 올라가며 심장이 뇌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지 못할 수 있다.

인간의 뇌는 신체 에너지의 20%를 소모하므로 열을 효율적으로 발산해야 하지만 덥고 습한 환경에서는 땀을 흘려도 몸과 뇌를 충분히 식힐 수 없다. 이는 쇠약, 현기증, 두통과 같은 증상을 동반하는 열탈진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극단적인 경우 열사병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섬망과 의식 상실을 유발할 수 있다.

극도의 더위에 노출되면 자살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며 정신 분열증, 간질, 불안, 우울증, 약물 사용 장애, 신경 퇴행성 장애(예: 알츠하이머병) 및 두려움과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악화시킬 수 있다.

수면을 악화시켜 피로를 증가시키고 인지 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다.

알코올 및 기분 전환용 약물뿐만 아니라 항우울제, 진정제, 항정신병 약물과 같이 정신 질환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특정 약물도 열에 대한 정신 건강 취약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에 따르면 폭염 기간 동안 자살 및 간질 발작의 위험이 증가하고, 정신 건강 장애로 인한 입원 및 응급실 방문이 증가한다.

가장 위험한 계층

가장 취약한 계층은 기존 정신건강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다.

또 장기간의 폭염은 어린 아이들과 심지어 태아의 정신건강 질환 발병 위험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난한 사람이나 노숙자,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포함하여 에어컨 없이 사는 전 세계의 수많은 인구가 위험에 처해 있다.

연구 저자들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의 위험이 가장 큰 지역 사회와 개인을 돕기 위해 다양한 수준의 개입을 강조한다.

여기에는 폭염 기간 동안 알코올이나 기타 약물을 섭취하는 것의 위험에 대해 사람들에게 경고하는 것과 같은 대중 인식 캠페인이 포함될 수 있다.

또 더위 비상 사태에 대비한 지역사회 냉방 대피소를 설립하고 폭염 기간 동안 정신 건강 환자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것이 포함된다.

이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