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동해 생태계의 근간을 이루는 일차 생산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다에서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유기물을 합성해 생태계를 밑받침하는데, 지구온난화로 인해 바다 밑의 염양염류가 식물 플랑크톤이 서식하는 표층에 올라오지 못하는 현상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닷물은 밑으로 내려갈수록 온도가 낮아지면서 상층부와 하층부 사이에 밀도 차이로 인해 수온이 급격히 변하는 약층이 형성되는데, 이에 따라 해수의 섞임이 제한된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원장 최용석, 이하 수과원)은 동해 연안의 기초생산력이 장기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그 원인은 해양온난화로 인해 영양염 공급이 저하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기초 생산력이란 식물플랑크톤이 광합성으로 유기화합물을 생산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수과원은 장기간 인공위성과 수산과학조사선으로 관측한 결과, 동해 연안의 기초생산력 감소 원인은 해양온난화로 인해 바닷물의 표층 수온과 저층 수온 간에 수온 차이가 점차 커져서 성층이 강화되고, 이로 인한 수층 간에 물질 순환이 약화되어 영양염 공급이 저하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였다.
성층화란 물의 밀도 차이에 의해 해양 내부에 층상 구조가 형성되는 현상이며, 성층의 강도가 강화되면 수층 간 영양염, 염분, 산소, 탄소 등 물질 순환이 약화된다.
최근 22년간(2003~2024) 인공위성* 정보를 분석한 결과, 동해 연안 기초생산력은 장기적으로 감소(0.3%/year)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수산과학조사선을 통해 관측한 결과, 2024년 기초생산력은 최근 6년(2018~2023) 평균 대비 약 13% 감소했으며, 중·대형 식물플랑크톤의 분포 범위는 연간 1.1% (1,630km2/year) 감소하여 해양생태계 구조가 뚜렷이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1990년부터 2023년까지 동해 연안 성층의 강도는 연평균 약 1.83% 증가추세를 보였다. 특히 2015년 이후에는 과거 25년 평균과 비교하여 약 13.8% 증가하였으며, 이는 전 지구적 성층 강도의 증가율(평균 약 4.9%)보다 2.5배 이상 높았다.
이러한 성층 강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대기로부터 공급되는 열에너지의 증가와 △저위도로부터 우리 해역으로 열을 공급하는 동한난류 세력의 증가 등 해양온난화 심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이러한 물리·화학적 변화는 동해 연안 생태계의 기초생산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최용석 수과원장은 “위성정보와 수산과학조사선 관측자료를 통해 우리 바다 생태계가 해양 온난화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과학적·정량적으로 구명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우리 바다의 정밀한 기후변화 감시, 분석과 연구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