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24일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어섰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했다는 미국 측 발표에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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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날 오전 11시4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7.90% 오른 2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28만2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204조5687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126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6개월여만에 70조원 이상 불어난 셈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작년 초 열린 'CES 2024'에서 "우리가 기술을 잘 준비하고 개발하고, 제품도 잘 준비하고 투자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재무 건전성도 훨씬 더 높이면 현재 100조원 정도인 시가총액이 더 나은 모습으로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내부적으로는 3년 정도 이내에 도전해볼 만한 목표치가 200조원 정도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2012년 SK그룹에 편입된 SK하이닉스는 인수 직전인 2011년 시가총액이 약 13조원 수준이었으나 이후 꾸준히 우상향해 2021년 1월에는 100조원을 넘어섰다. 같은해 3월 110조원까지 올랐던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메모리 시장의 다운턴(하락 국면)으로 2023년 3월에는 55조원대로 하락하기도 했다.

이후 SK하이닉스는 제품과 기술 개발에 매진,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나섰고, AI 시대를 맞아 AI 메모리 선두 기업으로 자리매김에 성공하면서 기업 가치 성장세에도 속도가 붙었다.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핵심인 HBM 시장의 우위를 점한 데다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과 메모리 가격 상승에 대한 전망이 잇따라 나오면서 최근 주가는 상승세를 보여 왔다.

특히 이날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 소식에 따른 중동 리스크 완화로 증시 대표주인 반도체주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7∼8월을 기점으로 AI 수요의 기업간거래(B2B) 확장에 대한 단서가 확인되면서 반도체 업종의 멀티플 상승 국면에 재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AI 1라운드(2023∼2024년)에서와 마찬가지로 리레이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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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SK하이닉스 부스 제품에 남긴 사인 (타이베이=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0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난강 전시관에서 개최된 '컴퓨텍스 2025'에서 SK하이닉스 부스를 찾아 전시된 HBM에 사인을 남겼다. 2025.5.20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꺾고 1위를 차지한 SK하이닉스는 'AI 큰손'인 엔비디아에 HBM 5세대인 HBM3E를 공급 중이며 이미 올해 물량을 '완판'한 상태다.

차세대인 HBM4 역시 시장 우위를 이어가기 위해 지난 3월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HBM4 샘플을 공급했으며,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눈높이를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6곳의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8조9천6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8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2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22.45% 증가한 20조1천108억원이다.

우호적인 메모리 가격 하에 HBM3E 12단 비중이 50% 이상으로 늘어나며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번 잡은 AI 제품 리더십은 쉽게 꺾이기 어렵고 기술 리더십을 기반으로 주요 거래선과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어 HBM4에서도 선도적 점유율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HBM4의 경우 초기 가격은 기존 시장 예상 대비 낮게 형성될 수 있으나 타이트한 수급 환경을 감안시 추가 상승 가능성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청주에 국내 7번째 반도체 후공정 시설을 짓고 반도체 후공정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새로 지어질 후공정 시설의 착공 시점이나 구체적인 용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테스트 팹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향후에도 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AI 메모리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하고, 수익성 분석과 전략적 우선 순위에 따라 투자 규모와 시기를 관리하는 '설비투자 원칙'을 통해 재무 건전성도 강화하며 주가를 지속적으로 부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