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선박과 충돌해 붕괴한 볼티모어항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NTSB(국가교통안전위원회)는 18일(현지시간) 299m(984피트) 길이의 컨테이너선 달리호의 느슨한 전선 하나로 인해 정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배의 수많은 전기 부품 중 하나에 연결된 아주 작은 전선이 단자 블록(전선을 연결하는 것)에 제대로 꽉 조여지지 않았었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대형 선박이 방향을 바꾸어 인근 볼티모어의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에 닿았으며, 다리가 무너져 고속도로 작업자 6명이 사망한 참극으로 이어진 것이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NTSB 본부에서 열린 공개회의에서 조사관들은 선박 전기 시스템의 느슨한 전선으로 인해 차단기가 예기치 않게 열렸으며, 이로 인해 2024년 3월 26일 3.8km(2.37마일) 길이의 키 브리지 근처에서 선박이 두 번 정전되고 추진력과 조타 장치가 모두 꺼지는 일련의 사건이 시작되었다고 밝혔다.

조사관들은 전선 라벨 밴딩으로 인해 전선이 단자대 스프링 클램프 게이트에 완전히 삽입되지 않아 연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초기 정전 이후, 달리호의 기수가 키 브리지 17번 부두를 향해 우현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조사관들은 조종사와 선교팀이 선박의 궤적을 변경하려 시도했지만, 선교에 너무 가까이 접근하여 추진력을 잃었기 때문에 효과가 없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선교의 상당 부분이 강으로 무너졌고, 부두, 갑판, 트러스 경간 일부가 선박의 선수와 맨 앞 컨테이너 적재 공간 위로 무너졌다.

선박 충돌 당시 7명의 도로 유지 보수팀과 1명의 검사관이 교량에 있었다. 고속도로 작업자 6명이 사망했다. NTSB는 다리 조종사, 해안 경비대원, 그리고 메릴랜드 교통국(Maryland Transportation Authority)이 교량 교통을 중단시킨 신속한 조치 덕분에 더 큰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NTSB 위원장 제니퍼 홈디는 "조사관들은 불가능한 일을 일상적으로 해내고 있으며, 이번 조사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약 300미터 높이의 달리호는 에펠탑 높이만큼 길고, 수 마일에 달하는 전선과 수천 개의 전기 연결부가 있다. 이 단 하나의 전선을 찾는 것은 에펠탑의 느슨한 리벳을 찾는 것과 같았다"고 전했다.

윤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