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이 해야 할 일

해양 연구개발 활성화..."기후온난화 시대 해양기상 예측력 강화"

윤구현기자 승인 2024.01.19 17:07 | 최종 수정 2024.01.19 17:59 의견 0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왼쪽)이 설 명절 연휴를 앞두고 19일 오후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을 방문해 덕적도행 여객선에서 구명정 사용법 설명을 듣고 있다. /인천=연합


해양수산부는 해운항만, 수산업, 해양 개발 및 보전 등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사무를 관할하는 정부 부처이다.

굳이 따지자면 덩치가 큰 해운항만이나 수산 분야의 목소리가 해양정책에 비해 상대적으로 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최근 개각에서 해수부 수장으로 선택을 받은 건 평생동안 연구현장에 몸담아온 강도형 전 해양과학기술연구원(KIOST) 원장이었다.

강 장관은 인하대 해양학과를 졸업하고 제주대에서 해양생물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2006년 KIOST의 전신인 한국해양연구원에 입사했으며 제주특성연구센터장 제주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2015년 제주연구소가 설립될 때 경기도 안산 본원에서 제주로 내려가 줄곧 미세조류를 포함한 해양 바이오 연구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발탁한 이유가 그의 연구 경력에 국한된 건 당연히 아니겠지만 다른 경험이 많지 않은 그를 해수부 선장 자리에 앉힌 건 연구원으로서의 강 장관의 경륜 때문이 아니겠냐는 추론은 그래서 타당해 보인다.

다시말해 그가 앞으로 중점적으로 다뤄야 할 분야 역시 다름아닌 연구개발 분야라는 얘기다.

윤석열 정부의 재정 운용 방향에 따라 2024년 해수부 연구개발 예산이 15%나 깍인 걸 감안하면 연구개발 커뮤니티의 불만을 다독일 필요가 매우 큰 상황이다.

사실 아무리 작은 부처라도 장관이 일일이 챙기는 건 불가능하고 그럴 필요도 없다. 장관은 국정 운영 방향이라는 큰 틀 안에서 전문화된 관료들을 때로는 격려하고 때로는 독려하는 운영의 묘를 발휘하면 그만이다.

잘해야 1~2년 머무는 장관은 따라서 자신만의 역점사업을 꺼내 놓고 국민의 동의를 받아 강력히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해양분야 연구개발 분야에서 요즈음 거론되고 있는 주요 이슈들이 주목된다.

우선 정부조직 개편에서 기상청의 해수부 이전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 쌓인 우리나라에서 기상은 해양 상태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바다에서 오는 바람은 당연하고, 대륙에서 불어오는 대기 역시 주변의 바다를 거쳐 오면서 특성이 크게 바뀐다.

여름과 겨울에 기상예보가 빗나가는 경우가 많은 것은 해양의 상태가 대기에 미치는 영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구조 때문이다.

심각한 피해를 일으키는 자연재해, 지진과 태풍도 해양에서 기인한다.

지진은 해양 지각의 이동과 충돌에 의해 발생하며 태풍 역시 넓은 대양에서 발생하고 바닷물에서 에너지를 흡수해 강해지면서 육지로 이동해 오는 해양 기인 현상이다.

지구 기후변화를 조절하는 중추 역할도 해양이 담당하는데, 기후변화의 주요 인자인 대기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조절하는 건 바다이다.

인구 감소가 최대 현안으로 등장하면서 총선 이후 정부조직개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인구부 신설도 중요하지만 기후변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해수부와 기상청의 결합은 필수불가결하다.

미국이 해양과 기상 업무를 총괄하는 해양대기청(NOAA)을 운영하는 이유다.

또 해양수산부와 해군 간 공동 연구개발 사업 추진도 검토되어야 한다.

해군의 효과적인 무기체계 개발에 해양 자료와 지식은 필수적이며 해군의 성공적인 작전 수행에도 해양현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과학기술 지원 기관이 크게 NSF(과학재단) ONR(해군연구처) Sea Grant 등 3곳으로 나뉠 정도로 연구개발 분야에서 해군은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하나는 중동 아랍에미리트(UAE)에 공동 해양연구센터를 설립하는 것이다.

중동 지역에 해양환경 문제가 극심한 상태지만 아직 이렇다할 해양연구기관이 없는 상황이다.

이윤호 KIOST 박사(전 부원장)는 "중동 지역 해역의 유류오염과 적조현상을 분석하고 대응책 마련에 협력한다면 서로에 대한 공감도가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와 중동간 경제 교류는 제2의 중동 붐을 예고할 정도로 심화되고 있고, 윤석열 대통령도 이에 대한 관심을 누차 표명한 걸 눈여겨 보자는 것이다.

윤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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