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요 대도시 절반이 가라앉고 있다'는 충격 보고서

원인은 도시화와 기후변화로 인한 지반 침하 및 해수면 상승

"중국만의 문제 아냐"...자카르타는 새 수도 기획

침하 속도 완화에 성공한 사례들 눈여겨 봐야

윤구현기자 승인 2024.05.02 19:40 의견 0
(충칭 EPA=연합뉴스) 지난 8월 21일 중국 충칭을 지나는 양쯔강의 지류 자링강이 심한 가뭄으로 메마른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2022.10.16.


중국 해안도시 주민 10명 가운데 한 명은 앞으로 100년 이내에 해수면 아래에서 살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문제는 이런 일이 중국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도 도시화와 기후변화로 육지가 해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할 때이다.

18일 네이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대도시 지역 가운데 16%는 `빠르게' 가라앉고 있는데, 속도는 매년 10mm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45%에 달하는 대도시 지역은 `중간 정도'의 속도(연간 3mm)로 가라앉고 있는데, 여기에는 베이징 푸조우 시안 등이 포함된다.

즉 수십 년 안에 중국 해안도시의 4분의 1이 해수면 아래로 내려감으로써 해안에 사는 수억 명의 사람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이 과학잡지는 전했다.

논문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홍콩 폴리테크닉 대학의 측지학자인 딩 샤오리는 "지반 침하는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계의 다른 많은 지역들도 같은 문제를 공유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침하는 일반적으로 지표수, 암석 또는 기타 유용자원을 지중에서 밖으로 꺼내는 과정에서 육지가 가라앉는 것을 말한다.

해수면 대비 낮은 땅이 많은 네덜란드에서는 땅의 약 4분의 1이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다.

중요한 건 2040년까지 세계 인구의 약 5분의 1이 해수면 보다 낮게 가라앉은 땅에서 살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가라앉고 있는 수도가 됐는데, 인도네시아는 새로운 수도를 기획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45개 주에 걸쳐 44,000 ㎢ 이상의 땅이 침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농업용수를 대기 위해 지하수를 끌어올린 것과 관련된 게 80%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북경 대학교의 원격 감지 기술 연구원인 타오 셍리(Tao Shengli)가 이끄는 논문 저자들은 인구가 2백만 명이 넘는 중국 전역의 82개 도시를 분석했다.

그들은 인공위성의 레이더 펄스를 사용하여 위성과 지면 사이의 거리 변화를 측정하여 2015년과 2022년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조사했다.

그들은 심각한 침하에 직면한 도시들이 5개 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해안 도시와 내륙 도시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쿤밍, 난닝, 구이양과 같은 남서부의 내륙 도시들도 목록에 포함되어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홍콩 대학의 지리학자인 저우위유는 "이 도시들은 중국의 다른 지역들만큼 인구 밀도가 높거나 산업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상당한 침하를 경험하고 있다"며 "놀라운 지점"이라고 말했다.

논문은 도시의 침강과 ▲도시의 기반암 깊이, ▲지하수 이용, ▲건축물 ▲지하철 건설 같은 다양한 자연적 및 인위적 요인의 연관관계에 주목한다.

이전 연구에서는 과도한 지하수 추출이 전 세계 도시에서 심각한 지반 침하의 원인임이 드러났었다.

논문은 "중국의 도시 침하를 해결하는 열쇠는 지하수 추출을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통제하는 데 있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들은 또 밀집된 건물 군집 역시 지반을 낮추는 하나의 요인으로 지적했다.

도시가 가라앉고 있는 가운데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전 세계 해수면은 상승하고 있다.

논문은 이에 따라 2120년까지 중국 해안지역의 22~26%가 해수면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추산한다.

미국 로드 아일랜드 대학의 지구 물리학자인 웨이 멍(Wei Meng)은 2022년 동료들과 함께 전 세계 많은 해안 도시에서 해수면 상승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지반이 침하는 것을 발견했다.

기후 변화는 비를 많이 뿌리는 과정에서 문제를 야기하지만 가뭄을 야기하는 것도 문제를 일으킨다.

즉 가뭄이 계속되면 지하수 개발을 해야 하는데, 이게 지반 침하로 연결되는 악순환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지반 침하, 해수면 상승에 따라 도시들이 해수면 밑으로 내려가는 문제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반침하 속도를 완화하는데 성공한 사례들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일본은 지하수 퍼내기를 제한하는 법을 통과시킨 후 1960년대 연간 240mm의 빠른 속도에서 2000년대 초 연간 10mm 정도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1921년에서 1965년 사이에 2.6m나 가라앉은 중국 상하이는 일련의 규제를 통해 연간 가라앉는 속도를 약 5mm로 줄였다고 한다.

윤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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