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바다 기회의 바다> 19. 중동 분쟁에 수에즈운하 막히고 호르무즈해협은 위험하고...북극항로가 대안이 될까?

윤구현기자 승인 2024.08.12 20:49 | 최종 수정 2024.08.20 18:16 의견 0
홍콩항에 처음 입항한 쇄빙선 <신화통신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으로 인해 수에즈 운하 통항이 어려워진데다 후티반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제한되면서 대체 항로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일단 희망봉을 도는 항로가 대안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늘어난 거리만큼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과 함께 대만과의 갈등이 커질 경우 우리나라 교역활동이 큰 타격을 받고 중동으로부터의 연료 수입이 제한된다는 점에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점점 녹고 있는 북극항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2022년 극지활동진흥기본계획을 통해 북극해에 정기 컨테이너선을 띄우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최수범 인천대 동북아물류경영연구소 최수범 연구위원은 최근 바다연구모임에서 `북국항로 상용화 최근동향’을 강의했다.

최 연구위원은 “북극항로에 대한 러시아의 역량이 막강한 상태에서 중국 역시 손길을 뻗치고 있어 우려된다”며 “국제동향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극항로에서 러시아ㆍ중국 입김 커지는데...

최 연구위원의 강의 내용에 따르면 북극항로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관심과 영향력은 절대적 수준까지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는 이미 핵추진 쇄빙선 7척을 운항하고 있는데, 두께 2.5m의 얼음까지 깰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러시아는 또 3척의 핵추진 쇄빙선을 추가할 예정인데, 북극해 중앙까지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극은 스스로 근북극국가로 칭하면서 북극해에 대한 야심을 키우고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해운사인 COSCO는 이미 북극항로는 여러 번 운항했다.

최근에는 뉴뉴쉬핑라인이라는 신생사를 내세워 북극항로는 테스트하고 있다. 이 신생 해운사는 이미 정기 컨테이너선을 운항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회사의 배인 뉴뉴폴라베어는 북해에서 해저케이블을 사고로 절단한 뒤 도주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반해 서구 국가들의 움직임은 느리다.

러시아 중국의 적극적 진출에 자극을 받아 미국과 캐나다 핀란드가 ICE PACT (Icebreaker Collaboration Effort)를 맺은 정도다.

우리나라는 2016년 팬오션이 통항을 거쳐 극지활동기본계획을 통해 2032년까지 쇄빙선 운항이 들어갈 것이라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떠다니는 해빙 탓에 통항이 더 어려워져"

기후 변화로 인해 북극 해빙이 얇아지고 있지만, 예상과는 달리 북미 북극을 통과하는 운송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주목된다.

Nature에 발표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른 얘기다.

15년에 걸쳐 캐나다의 북서항로를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로 인해 얼음이 녹으면서 그린란드의 두꺼운 얼음이 통로의 병목 지점으로 유입되어 선박이 통로를 통과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코틀랜드 해양과학협회와 오타와 대학교의 연구원 앨리슨 쿡은 "해당 연도에 얼은 얼음이 후퇴하고 있는건 사실이지만 두꺼운 얼음(다년빙)이 그 지역으로 더 많이 흘러내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얼음이 두꺼워지면 선박이 충돌할 경우 파손되거나 침몰하는 등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이 결과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북극해 수로인 북서항로가 상업 운송에 점점 더 실용적인 옵션이라는 생각에 일격을 가하는 것이다.

쿡과 그녀의 동료들은 북서항로의 과거 얼음 차트를 살펴보고 이를 계절 길이로 변환했다. 시즌은 선박이 추가적인 안전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고도 이 항로를 통과할 수 있는 주 수를 나타낸다.

4개 지역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

세 곳에서는 2007년부터 2021년 사이에 항해 시즌이 50~70% 단축되었다. 한 곳인 동부 랭커스터 사운드에서는 시즌 길이가 15% 증가했다.

윤구현기자

저작권자 ⓒ 뉴스커런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