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오징어(Mesonychoteuthis hamiltoni) 가 자연서식지에서 생생하게 관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슈미트해양연구소의 연구선 팔코르 호의 연구팀은 새로운 해양 생물을 찾기 위한 탐사 중 원격조종 잠수정을 이용하여 수심 600m에서 길이 30cm에 달하는 거대오징어의 새끼 모습을 영상으로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올해는 최대 7m까지 자라는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오징어가 발견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슈미트해양연구소>
미국 슈미트해양연구소(Schmidt Ocean Institute)는 15일(현지시간) 연구선 팔코르(Falkor)에 탑승한 국제 과학자팀이 거대 오징어(Mesonychoteuthis hamiltoni)를 처음으로 촬영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원격조종 잠수정(ROV) 수바스티안(SuBastian)이 수심 600m에서 어린 오징어를 영상으로 포착했다. 3월 9일 남대서양 사우스샌드위치 제도 근처에서다.
마침 올해는 유리오징어과(Cranchiidae)에 속하는 거대 오징어를 식별하고 공식적으로 명명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또한 탐사팀은 1월 25일 남극 근처 남극해에서 빙하유리오징어(Galiteuthis glacialis)의 첫 번째 확인 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는데, G. glacialis는 자연 환경에서 살아있는 모습이 관찰된 적이 없었다.
이번 탐사는 슈미트해양연구소, 니폰파운데이션-넥톤오션센서스(Nippon Foundation-Nekton Ocean Census), 고사우스(GoSouth)의 협업으로 이루어졌다. 고사우스는 프리무스대학(영국), 헬름홀츠해양연구센터(GEOMAR Helmholtz Centre for Ocean Research, 독일), 영국남극조사(British Antarctic Survey)의 공동 프로젝트다.
오클랜드공과대학교의 캣 볼스타드 박사는 "어린 거대 오징어의 현장 영상을 처음 보는 것"이라며 "100년 동안 우리는 주로 고래와 바닷새의 뱃속에 있는 먹이 잔해에서만 그들을 만났을 뿐"이라고 말했다.
거대오징어는 최대 7미터까지 자라고 무게는 최대 500킬로그램까지 나갈 수 있어 지구상에서 가장 무거운 무척추동물으로 불린다.
거대오징어의 생활 주기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고, 이번에 겨우 어린 시절의 모습이 나온 것이다.
어부들이 죽어가는 성체의 모습을 촬영한 적은 있지만, 살아있는 모습을 본 적은 없다.
이 영상은 빙하유리오징어(Galiteuthis glacialis)의 첫 번째 확인된 영상이다. 이 오징어는 슈미트해양연구소가 1월에 남극에서 해저를 조사하는 동안 포착됐다. 687미터 수심에서 촬영된 이 영상에서 투명한 빙하유리오징어는 다른 빙하유리오징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앵무새 자세와 비슷하게 팔을 머리 위로 느슨하게 뻗고 있다. <슈미트해양연구소>
빙하유리오징어의 첫 번째 확인된 영상은 슈미트해양연구소의 1월 탐사 중 남극 근처 벨링스하우젠 해에서 촬영되었다.
탐사대는 시카고 크기의 빙산이 조지 6세 빙붕에서 떨어져 나온 후 해저를 조사했다. 뉴질랜드 테파파통가레와 박물관의 심해 전문가 톰 린리 박사는 탐사선의 임무 통제실에서 심해잠수정의 영상을 확인하던 중 이를 발견하고 동료 볼스타드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687미터 수심에서 촬영된 이 영상에서 투명한 유리빙하오징어는 다른 유리오징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앵무새 자세와 유사하게 팔을 머리 위로 느슨하게 올리고 있다.
슈미트해양연구소의 조티카 비르마니 박사는 "연이은 탐사에서 두 종류의 오징어를 처음 목격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다행히도 우리는 이 생물들의 고해상도 영상을 충분히 확보하는데 성공, 전 세계 전문가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슈미트해양연구소는 2009년 에릭 슈미트와 웬디 슈미트가 설립했다. 영향력 있는 과학연구와 관측, 기술 발전, 정보의 공유, 그리고 대중 참여를 통해 해양을 이해하고, 생명을 유지하며, 지구의 건강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발견을 촉진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니폰파운데이션-넥톤해양센서스는 해양생물 발견을 가속화하기 위한 세계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다. 2023년 4월에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자선활동, 정부, 과학, 기업, 언론, 그리고 시민 사회가 힘을 합쳐 해양생물 발견 및 연구방식의 혁신을 추구한다. 현재까지 기록된 해양 생물은 24만 종에 불과한 상황에서 해양센서스는 중요한 생물다양성 지식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윤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