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바다 기회의 바다> 10. 해운업계 짖누르는 탈탄소 압박..."6년 이내에 탄소 배출 30% 이상 줄여야"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핵에너지...대안 찾기 골몰

윤구현기자 승인 2024.05.02 17:30 | 최종 수정 2024.05.02 20:57 의견 0
부산항 신항 6부두 부산컨테이너터미널 <BCT/연합뉴스>

해운회사들은 수십년 넘게 중유를 연료로 써 왔다. 하지만 국제해사기구(IMO) 결정에 따라 선박의 탄소배출을 줄여야 하는 해운업체들은 중유를 대체할 에너지 찾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표적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의 에너지 전환 팀장은 맡고 있는 모튼 보 크리스티안센은 "팀의 핵심 과제는 단순한 에너지 조달이 아니라 청정에너지를 찾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카이 매거진에 따르면 크리스티안센은 "지난해 취항한 머스크의 로라 머스크 호의 경우 메탄올로 움직인다"며 "이미 전세계적으로 200여개의 메탄올 컨테이너선이 조선소에서 지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 사이먼 불락은 "IMO 규제를 맞추기 위해서는 앞으로 6년 이내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소 30% 줄여야 한다"며 "이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해운업계에 부여된 2050년까지 넷제로 목표는 무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낸 논문에서 "해운업계가 재빨리 변화하지 못하면 2025년 파리협정에서 제시된 목표들은 사실상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

넷제로를 달성하려면 우선 중유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하지만 기존 컨테이너선의 연료를 바꾸는 일은 매우 어렵고, 새 선박을 건조하는 건 비용도 크지만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없는 상태이다.

공급 문제도 있는데, 메타놀만 하더라도 해운업계 수요를 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머스크의 크리스티안센 같은 이들은 결국 대단히 짧은 시간 내에 기술적 난관을 뚫고 대체 연료로의 전환을 성공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현재로서는 메탄올과 함께 수소 암모니아 전기 핵에너지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일단 핵에너지는 군사적 용도 외에 상업용으로 쓰일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부정적이고, 배 위에 대형 배터리를 실어야 하는 전기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암모니아가 메탄올의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미 농업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매우 독성이 강해서 사고로 새어 나오게 되면 생태학적으로 재앙을 야기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주요 항구들 가운데 암모니아 선을 접안토록 하는 곳은 아직 없다.

또 암모니아는 다른 경쟁자에 비해 비등점이 매우 높다는 한계도 있다.

로라 머스크에 메탄올 엔진을 공급한 독일의 만에너지솔류션같은 회사들에게 있어 암모니아의 이런 특성은 매우 큰 숙제다.

이 회사의 틴저그 다이엘슨은 "암모니아는 650도를 넘어야 불이 붙기 때문에 그 온도까지 올리기 위해 별도의 연료를 태워야 한다"며 "특히 암모니아에 불을 붙이는데는 메탄올 대비 6배의 시간의 걸린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암모니아가 새어 나올 수 있다는 것인데, 이럴 경우 심각한 오염을 야기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니엘슨은 어떤 연료를 적용할 지는 선박의 용도에 따라 결정하는 게 순리라고 말한다.

즉 메탄올의 경우 항구에서 선박에 연료를 주입하는 설비를 갖추는데 많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정해진 항로를 왕복하는 정기선에 어울린다는 것이다.

머스크 제로카본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암모니아는 메탄올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큰 에너지가 필요한 초대형선박에 어울릴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의 크리스티안센은 "암모니아가 에너지 믹스의 일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조만간 암모니아 선을 발주할 계획 여부에 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처음으로 암모니아 엔진을 단 화물선인 야라 에이데 호는 2026년 닻을 올릴 예정이며 그 밖에도 10여 척의 배가 발주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의 경우는 해운 업계 안에서 많이 거론되는 선택지는 아니다.

영국 사우드앰픈 대학 스테픈 터녹은 "수소는 태워봤자 수증기만 나온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영하 235도에서 증발하기 때문에 수소 탱크를 관리하는데 막대한 에너지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아주 작은 빈 틈만 있어도 수소는 새어 나온다.

머스크도 수소 에너지를 검토했지만 비용 측면에서 비경제적인 것으로 결론냈다.

암모니아도 수소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처럼 암모니아와 수소를 동시에 쓰는 방안도 제안돼 있기는 하다.

즉 선상에서 암모니아를 수소를 전환하자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암모니아 에너지의 60%가 소실되지만 이 방법을 동원하면 탄소 배출을 제로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배제할 수 없는 선택지 이기는 하다.

미국 소재 스타트업인 아모기가 지난해 뉴욕에서 이런 방식을 시험한 적이 있다.

한편 사이먼 블록은 "해운업계가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바람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윤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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