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류병훈 부사장 "HBM 시장은 청신호지만, 신중한 투자 필요"

SK하이닉스 인수때부터 역할...전후방산업 특성 잘 알아
“AI 메모리 시장과 수요 꿰뚫어 최적 투자 이어갈 것”

윤구현기자 승인 2024.06.04 14:18 의견 0
SK하이닉스 류병훈 부사장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올해 1분기 2조 8,86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미래전략(Corporate Strategy & Planning) 담당 류병훈 부사장은 전사 수익성 개선을 통해 장기간 이어진 불황을 견뎌내는 데 힘을 보탰다.

4일 SK하이닉스 뉴스룸에 따르면 글로벌 IT 업계가 AI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올해, 류 부사장은 시장을 더 깊게 들여다보고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목표로 미래 대응 전략을 한층 면밀하게 구상 중이다.

미래전략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의 성장 방향을 고민하고 지원하는 조직이다.

시황, 트렌드, 경쟁 환경 등을 파악하고 회사의 성장 전략에 반영하여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조직의 주 역할이다.

올해 류 부사장은 생산·판매를 최적화하고, 제조와 R&D의 원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조직을 재편했다.

특히, 그는 전사 ESG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조직을 미래전략 산하에 새롭게 편입하고, 기존 조직을 경영전략과 경영기획으로 이원화해 전문성을 높였다.

이로써 미래전략은 단기 및 중장기 전략과 투자 효율, 지정학 이슈까지 들여다보는 조직으로 거듭났다.

류 부사장은 "“규모가 커져도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단순함이다. 리스크가 작고 투입(Input) 대비 효과(Output)가 큰 선택지를 발굴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R&D 조직에서 접한 업계 정보, 선행기술연구 조직에서 파악한 실리콘밸리 하드웨어 변화 등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펼쳐 놓고 함께 논의해야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류 부사장은 지난해 1월 SK하이닉스에 합류한 이래 줄곧 협업의 장을 조성하기 위해 힘써왔다.

그는 “AI 서비스가 고도화될수록 메모리 월(Memory Wall)이 한계로 지적되는데, 이를 극복할 제품으로 HBM이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이 제품 수요는 더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다”고 말했다.

메모리 월(Memory Wall)이란 다음에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메모리에서 도달하지 못해 프로세서가 대기하는 상황을 가리킨다.

물론 장밋빛 미래만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류 부사장은 앞으로 고려해야 할 변수도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방 산업에 주목해야 한다. 다수의 AI 기업이 모험자본의 손을 빌리고 있고, FOMO(Fear of Missing Out)로 인한 수요도 존재한다. 단기적으로는 성장이 확실하지만, 전방 산업이 탄탄히 자리 잡기 전까진 변동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 AI 데이터센터의 구축 속도까지 감안해 신중하게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류 부사장은 장기간 동안 IT와 반도체 산업 역량을 축적하고, SK그룹 내 여러 회사에서 성과를 만들어 왔다.

2012년 SK텔레콤 재직 당시 그는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에 큰 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 전후방 산업 특성을 파악했고 이후 SK C&C, SK스퀘어 등을 거치며 IT 산업 변화와 투자 동향도 몸에 익혔다.

그는 “단기적 목표는 어느 곳에 자원을 집중하고, 어떤 제품 라인업을 강화할지 생산·투자 관점에서 최적점을 찾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생성형 AI처럼 시장 변화를 이끌 기술·사업·거시적 인자를 파악하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 목표는 글로벌 운영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다. 예컨대 실리콘밸리의 공급망 변화를 감지하면 이를 의사결정에 즉시 반영해 생산·투자를 일사천리로 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류 부사장은 “지정학적 상황, 공급망 변화, 기업 간 합종연횡 영향으로 미래 반도체 시장은 급격히 변할 것”이라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진일보한 운영 체계를 강조했다.

또 “AI 시장 전체를 보면, 전방 사업자들이 지출을 최소화하면서 효율을 높이려는 흐름이 있다. 여기서 고객 맞춤형(Customized) 제품의 수요가 증가한다는 인사이트가 나온다. 때문에 앞으로는 경쟁 환경을 고려한 합종연횡과 고객 밀착 서비스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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