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덮친 `강력해진 허리케인'..."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양폭염이 더 사납게 만들어"

허리케인 헬레네 이어 밀턴까지 2주만에 두번째 강한 허리케인 발생...원인 놓고 관심 증폭
미 워싱턴포스트 분석 기사에 KIOST 연구진 설명 인용

윤구현기자 승인 2024.10.10 15:36 | 최종 수정 2024.10.10 20:46 의견 0
허리케인 '밀턴'의 영향을 받는 미국 플로리다 탬파지역

[AP=연합뉴스]


미국에 허리케인이 불과 보름새 두 개나 멕시코만으로부터 올라오면서 우리로 치면 태풍에 대한 경각심이 최고조로 올라오고 있다.

최근 발생한 거대 허리케인 헬레네는 처음 발생한 곳에서 수백 마일 떨어진 곳에도 치명적인 폭우를 쏟아부으면서 많은 피해를 낳았다.

여기에 허리케인 밀턴이 소용돌이치며 열대성 폭풍에서 카테고리 5 허리케인으로 급부상한 후 플로리다 해안을 향하고 있어 긴장도가 최고조로 올랐다.

허리케인이 강력해진 원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가운데 열대성 저기압이 해양폭염을 거치면서 더욱 강해지고 강수량도 대폭 증가한다는 취지의 연구논문에 한국과학기술원 학자도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허리케인 밀턴이 이날 오전 현재 카테고리 4로 분류되어 있으며, 이날 밤 탬파베이 지역을 강타하는 한편 최대 10~15피트까지 해수면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또 허리케인이 만들어지려면 긴 조건 목록이 필요하지만, 과학자들은 최근 폭풍을 새로운 경지로 밀어붙이고 있는 한 가지 요소로 해양 열을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멕시코만의 바다에는 최근 몇 주 동안 과학자들이 '해양 폭염'이라고 부르는 추가적인 온난화가 발생했다.

폭풍에 추가적인 연료를 제공한 게 바로 '해양 폭염'이라는 얘기다.

올여름 초 소강상태를 보였던 대기 조건도 최근 허리케인 발생에 더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됐다.

미국 사우스알라배마대학 해양학자인 브라이언 드원코프스키는 "여름 내내 멕시코만의 여러 지역이 폭염 상태에 있었다"며 “수심이 매우 깊은 곳까지 매우 따듯했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비정상적으로 따뜻한 수온은 허리케인을 예측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바닷물이 공기 중으로 더 많이 증발하여 폭풍이 더 빨리 성장하고 헬렌과 밀턴에서 볼 수 있듯이 더 강하고 더 많은 비를 뿌릴 수 있다.

해양 폭염이란?

폭풍의 강도는 주로 상공의 대기 조건과 해양 열기에 좌우된다.

예를 들어 건조한 공기는 폭풍을 약화시킬 수 있다.

매우 따뜻한 바다는 폭풍에 많은 에너지를 더해 풍속과 강우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

해양 폭염은 폭풍에 결정적인 에너지를 추가하는 역할을 한다.

해양 폭염은 해수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기간으로, 때때로 며칠, 몇 주,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일반적인 정의는 수온이 평상시보다 90% 이상 높은 상태가 최소 5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이다.

드원코프스키는 "고수온은 열대성 저기압이 어떤 지역을 통과할 때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또 다른 다른 극단적인 조건” 이라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미국 NOAA(해양대기국)는 8일(현지시간) 현재 걸프만의 폭염을 중등도에서 강도로 분류했다.

해양 열파의 원인은 아직 활발히 연구 중인 분야이지만, 태양열 증가 또는 해류 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로 인해 그 빈도와 강도가 증가했다.

지난 40년 동안 두 배로 증가했다.

미국 앨라배마 대학교의 해안 위험 연구원 소헤일 라드파르는 “해양 폭염은 괴물과 같다"라며 “우리는 열대성 저기압을 강화할 이 괴물에 대비해야 한다. 사이클론을 더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허리케인의 강화에 대한 예측

밀턴은 이번 주 열대성 폭풍에서 카테고리 5 허리케인으로 급격히 강화되면서 과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기상학자 에릭 웹은 "강화 속도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밀턴의 놀라운 변신은 부분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해양 열 때문이다.

라드파와 그의 팀은 1950년에서 2022년 사이 해양 폭염이 있을 때가 폭염이 없을 때보다 폭풍우가 급격하게 심해질 가능성이 높았던 것을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해양 온도가 인류의 의한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최근 수십년간 기록적으로 높아졌다고 말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표면의 70%를 차지하는 바다는 화석연료를 태울 때 생기는 열의 대부분을 흡수한다.

클라이밋 센트럴에서 컴퓨터 모델을 돌려본 결과 최근의 해수면 온도 변화는 기후변화의 결과일 것이라는 게 확실한 것으로 나온다.

라드파 팀은 허리케인 헬렌의 경우 `급격한 강화' 현상을 겪었을 가능성이 80%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여기서 급속한 강화 현상이란 폭풍 속도가 24시간 안에 35mph이상 증가하는 것을 가리킨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 조사에 의하면 헬렌은 24시간 안에 52mph나 증가했다.

허리케인 밀튼은 더하다.

라드파 팀은 급속한 강화를 겪었을 가능성이 150%로 추산했다.

해양 폭염은 허리케인을 강력하게 할 뿐만 아니라 폭풍의 속도 역시 36%까지 끌어올린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연구 저자 가운데 한 명인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명숙 연구원은 "해양폭염 기간 중에 발생한 열대성 저기압은 강력 허리케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두 배 이상"이라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박 연구원은 "두 개의 열대성 저기압은 초기에 비슷한 강도를 보였지만 해양 폭염을 통과한 게 더 많은 강우량의 전조 조건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헬레네로 인해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에 20~30 인치의 폭우가 쏟아졌다.

예보에 따르면 플로리다에 밀턴으로 인해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윤구현기자

저작권자 ⓒ 뉴스커런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