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을 바다에 뿌리는 것부터 우주로 거울을 발사하는 것까지 '지구 공학'을 통해 지구를 식히려는 제안은 논란의 여지가 많고 때로는 환상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최근 새로 나온 한 아이디어는 그동안 제시됐던 방안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기존 아이디어들의 결함을 피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17일(현지시간) 사이언스가 보도했다.
이번 달 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발표된 모델링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매년 5백만 톤의 다이아몬드 먼지를 성층권에 쏘면 지구 온난화로 인한 최악의 결과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제시했다.
지구를 1.6ºC 정도 냉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계획은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는게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금세기 남은 기간 동안 거의 200조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유황 입자를 사용하는 기존의 제안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다.
태양 지구공학 연대(the Alliance for Just Deliberation on Solar Geoengineering)의 슈치 탈라티 이사는 "다양한 지구공학 재료의 장단점을 비교하는 이와 같은 연구는 정말 가치가 있다”고 사이언스에 말했다.
새로 제시된 아이디어는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으로 알려진 지구공학의 한 형태다.
이 아이디어는 자연적인 현상인 화산 활동에서 영감을 얻은 것을 알려졌다.
역사적으로 화산 폭발은 수백만 톤의 이산화황을 성층권으로 밀어 올렸다.
이 가스는 수증기 및 기타 기체와 반응하여 황산염 에어로졸 부유 입자를 형성, 햇빛을 다시 우주로 반사한다.
그 효과는 상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991년 피나투보 화산 폭발은 몇 년 동안 지구를 0.5℃까지 냉각시켰다.
그러나 인공 유황 살포는 다양한 기후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황산염 에어로졸에는 산성비의 주요 성분 중 하나인 작은 황산 방울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에어로졸은 오존층을 고갈시키고 성층권 온난화를 촉진하여 날씨와 기후 패턴을 교란시킬 수 있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교의 기후 과학자이자 박사후 연구원인 산드로 바티오니와 그의 동료들은 다른 입자들의 경우는 어떨지 확인하고 나섰다.
이들은 에어로졸의 화학, 대기 중 이동 방식, 열을 흡수하거나 반사하는 방식을 통합한 3D 기후 모델을 구축했다.
이 모델은 또한 에어로졸의 미시물리학적 특성인 침강(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기 밖으로 침전되는 방식)과 응고(서로 뭉치는 방식)를 설명해 냈다.
태양 지구공학에 있어 이상적인 입자는 대기권 밖으로 천천히 움직이면서 냉각 효과를 오래 지속하는 것이다.
또한 덩어리는 열을 가두는 경향이 있는 반면 낱낱의 구형 입자는 열을 우주로 다시 반사하기 때문에 덩어리가 뭉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연구진은 이산화황과 다이아몬드, 알루미늄을 포함한 7가지 화합물의 효과를 모델링했다.
연구진은 모델링을 통해 45년에 걸쳐 각 입자의 영향을 평가했는데, 각 실험은 슈퍼컴퓨터에서 실시간으로 일주일 이상 걸렸다.
그 결과 다이아몬드 입자가 방사선을 가장 잘 반사하는 동시에 서로 뭉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다이아몬드는 화학적으로 불활성이어서 유황과 같은 산성비를 형성하는 데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티오니는 1.6ºC의 냉각을 달성하려면 매년 5백만 톤의 다이아몬드 입자를 성층권에 주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많은 양의 합성 다이아몬드를 고고도 항공기가 성층권 전체에 뿌리기 위해서는 합성 다이아몬드 생산량을 대폭 늘려야 한다.
유황은 일부 파장에서 빛을 흡수하고 열을 가두는 경향으로 인해 평가된 입자 중 두 번째로 나쁜 입자였다.
이러한 성층권 온난화는 원하는 냉각 효과를 상쇄할 뿐만 아니라 엘니뇨와 같은 지구 표면의 기후 패턴을 교란시킬 수 있다.
바티오니는 이전 연구들이 유황의 이러한 중요한 부작용을 과소평가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기후 과학을 연구하는 엔지니어인 더글러스 맥마틴은 다이아몬드 먼지도 이상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우선 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들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톤당 약 50만 달러인 합성 다이아몬드 먼지는 유황보다 2400배 비싸고 2035년부터 2100년까지 살포할 경우 175조 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맥마틴은 유황이 워낙 널리 사용되고 저렴하기 때문에 재료비는 사실상 무료라고 말한다.
이산화황은 기체이기 때문에 몇 대의 항공기로 대량으로 살포해 성층권을 통해 빠르게 분산시킬 수 있지만, 다이아몬드와 같은 고체 입자는 응집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차례 비행을 통해 서서히 살포해야 한다.
또한, 과학자들이 화산 폭발을 통해 많은 것으로 알 수 있었기 때문에 황산염은 큰 부작용 없이 대규모로 현장 연구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에어로졸이라고 맥마틴은 말한다.
일부 과학자들은 여전히 지구공학적 연구에 반대하고 있는데, 이유는 대규모 실험을 하다가 자칫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탄소 배출에 따른 기후 변화를 연구하는데서 세간의 관심과 연구비를 빼앗아 갈 수 있기 때문인다.
반면 바티오니는 지구공학 연구를 하지 않는 건 우리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 가운데 하나를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반박한다.
이현주기자
저작권자 ⓒ 뉴스커런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