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등고래 <출처=NOAA Fisheries>

과학자들이 혹등고래의 소리와 인류의 언어가 동일한 것으로 밝혀냈다.

인류의 언어는 동물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음성표현이라는 점에서 과학계를 넘어 보편적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이런 사실은 사이언스 어드밴스트에 실린 논문에서 시작됐다.

다국적 연구팀은 뉴칼레도이나 해역에서 8년간 수집한 음성정보를 분석했는데, 여기에는 신음소리, 휘파람소리, 짖는 소리, 외치는 소리 등이 주류를 이룬다.

연구자들은 16개 고래 종과 51개 인류 언어를 비교했다.

언어학의 기초를 이루는 멘제라쓰 법칙과 지프 법칙을 적용했다.

그 결과 멘제라쓰 법칙은 11개 종에서 발견됐고, 지프 법칙은 대왕고래와 혹등고래에서 발견됐다.

이중 혹등고래 소리에서 인류 언어의 특징이 안정적으로 매치된다는 걸 알아냈다.

호주 그리피스대학 제니 앨런은 "혹등고래의 노래는 지리적으로 매우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전달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건 인간의 언어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진화학적으로 매우 먼 것으로 보이는 인간과 고래의 소리 패턴이 유사한 원인에 대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고래들은 사냥할 때는 보컬 프라이라고 하는 쉰 목소리를 내는데, 이는 킴 카사디언, 패리스 힐튼 등의 유명인들의 발성 스타일과 흡사하다.

맨재러쓰 법칙은 단어가 길수록 잘 쓰이지 않으며 단어가 길수록 음절은 단순해 진다는 것이다.제프 법칙은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는 두번째로 많이 쓰이는 단어에 비해 두 배 정도 자주 쓰이고, 세번째로 많이 쓰이는 단어 대비 세 배 정도 자주 쓰인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의 심리학자이자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인 인발 아르논은 “인간의 언어가 다른 의사소통 시스템과 완전히 다른 현상이 아니라 다른 의사소통 방식과 흡사하다는 견해를 강하게 제시한다”라고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의 코디 코티어에게 말했다.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인 에든버러 대학교의 인지 과학자 사이먼 커비는 뉴사이언티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인간의 언어와 꼭 닮은 그래프가 나타난 순간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수천만 년의 진화를 통해 분리된 두 종 사이에 깊은 공통점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왜 두 종 모두 지프의 법칙을 따르는 의사소통 방식을 발전시켰을까? 연구자들은 언어든 노래든 이런 의사소통 형태가 다음 세대에 더 쉽게 전달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제안한다.

혹등고래 노래에 집프의 법칙이 적용된다는 것은 “혹등고래의 의사소통 행동이 문화적으로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진화했음을 시사하며, 우리 언어의 구조도 인간 유아가 더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진화한 것처럼 보인다”라고 연구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이에 관한 논문을 공동 집필한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류스 대학교의 영장류학자 앤드류 휘튼은 네셔널 지오그래픽의 팀 버님멘에게 말했다.

윤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