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지난 2024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글로벌 AI 메모리 업계 리더십을 공고히 했다.

이러한 성과의 이면에는 철저한 손익 관리와 원가 및 수익성 분석, 경제성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재무 환경 개선에 기여한 경영분석 조직의 전략적 지원이 있었다.

회사는 경영분석 엄재광 부사장을 신임임원으로 선임하며, 개선된 재무 환경을 기반으로 한층 더 도약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SK하이닉스 뉴스룸 인터뷰에서 임 부사장은 “다운턴 시기의 어려움 때문에 작년에는 안정적인 재무 환경 구축이 최우선 과제였다. 경영분석 조직은 급변하는 환경에 따라 적기에 손익을 산출·분석해 재원을 최적화하고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그 결과, 세계 최고 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뛰어난 성과를 보였지만, 엄 부사장은 여기에 만족하고 안주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2025년에 한층 더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성과에도 여전히 개선할 부분이 많다. 올해는 회사가 더욱 도약할 수 있도록 순현금(Net Cash)을 달성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이를 위해,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프로세스 및 체질 개선을 통한 효과를 수치화하고 고도화된 관리 체계를 구축해 O/I(Operation Improvement, 운영 개선) 2.0을 실현하겠다”라고 말했다.

엄 부사장의 이력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 현재는 회사 재무의 한 축인 경영분석 조직을 이끌고 있지만, 커리어의 시작은 제조/기술 분야였다는 점이다. 반도체 제조 현장에서 첫걸음을 뗀 만큼 제조/기술 업무와 재무 지원 업무 사이의 균형감이 누구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재무 조직이라고 하면 흔히 비용 절감을 위한 부서로만 인식되곤 한다. 하지만 저는 제조/기술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잡힌 의사결정을 이어왔다. 앞으로도 재무뿐 아니라 제조/기술 현업에서 만족할 수 있는 의사결정을 이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철학은 경영분석 조직의 인재 구성에도 반영됐다. 실제, 경영분석 조직 구성원의 절반가량은 기술/제조 현업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엄 부사장은 “우리 회사는 세계 최고의 기술기업인 만큼 재무 지원을 담당하는 경영분석 조직에서도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가 필요하다”며 “이를 바탕으로, 보다 정교하고 실질적인 재무 전략을 수립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 부사장은 2024년의 성과를 누구보다 특별하게 여기고 있다.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도 의미가 크지만, 지난 2021년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구성한 TF가 괄목할 성과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달성하며, 기술력뿐 아니라 경영 리더십까지 입증했다.“

윤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