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바다 기회의 바다> 11. 가파르게 상승한 해운운임..."국적 선사 수송역 빠르게 증가시켜야"

윤구현기자 승인 2024.06.01 15:03 의견 0
HMM 컨테이너선 /HMM홈페이지 갈무리


작년 말 예멘 후티 반군의 상선 공격으로 시작된 홍해사태 영향으로 해상운임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락하던 해상 운임이 전고점 근처까지 재상승한 것이다.

해운사들이 수에즈 운하가 포함된 홍해 항로 대신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우회하는 항로를 택하는 상황이 길어지면서 운임 상승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운임 고공해진은 해운사 실적에는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운임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수출기업에는 부담이 된다.

여기에 파나마 운하가 물부족으로 가동률이 떨어져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역갈등, 공급망 재편에 따른 국제교역 흐름의 변화 등 변수들이 부각되면서 부진에 빠진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커지는 양상이다.

해상운임 21개월만에 최고

31일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날 3044.77을 기록, 직전 수치였던 5월 24일(2703.43) 대비 12% 뛰며 8주 연속 상승했다.

SCFI가 3000선을 돌파한 것은 2022년 8월 26일 이후 1년9개월만이다.

급등 배경에는 홍해 사태의 장기화에 있다.

작년 말부터 홍해와 연결된 수에즈운하 통항이 차질을 빚으면서 유럽과 미주로 향하는 선박들이 아프리카 희망봉을 도는 상황이 반년째 이어지고 있다.

운항거리와 시간이 늘어나면서 선박 공급이 부족해진 가운데 성수기인 3분기를 앞두고 화주들이 선제적으로 선복 확보에 나서면서 운임이 급등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운업계서는 운임 상승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만간 SCFI가 4000선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

홍해 사태 장기화로 대변대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는 무역으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에 경고등이 켜졌음을 의미한다.

홍해 사태 외에도 지금 글로벌 공급망을 옥죄는 변수는 즐비하다.

지난달 31일 해군주최로 열린 함상토론회에서 KMI 이성우 박사는 "파나마 운하는 물부족에 따라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제 기능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박사는 또 북극항로는 러시아-우크라니아 전쟁에 따른 러시아 제재로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로부터 들여오는 원자재가 막히면서 가격이 뛰고, 결과적으로 인플레를 배가시키는 악순화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GDP대비 무역 비율이 100%를 넘는(104.2%) 유일한 국가다.

무역의존도가 높다는 독일이 85.7%, 러시아가 52.1%, 중국이 46.9%다.

일본은 35.9%, 미국은 29.9%다.

문제는 우리나라 무역량의 99.6%를 선박운송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박운송에 문제가 생기면 전세계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유일한 국적 컨테이너 선사인 HMM이 속해있는 해운동맹이 내년에는 축소 운영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만약 대만해협에서 전면전에 벌어진다면 어떻게 될 지 상상만 해도 아찔해 진다.

대양 해군 필요성 대두

해운협회 양창호 부회장은 최근 해군 주최로 열린 함상토론회에서 "연간 10억 톤이 선박운송을 통해 오간다"며 "즉 국민 1인당 20톤의 해상운송이 필요한 나라"라고 설명한다.

김인현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같은 자리에서 "중국의 한 컨테이너 선사는 `중국 군함이 호위해서 홍해를 통과하니 운송을 맡겨달라'는 주문을 하고 다니는 것으로 듣고 있다"며 "우리도 대양 해군을 육성할 필요가 크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와함께 "우리나라 컨테이너 수송 능력이 120만TEU 정도인데, 빠르게 150만TEU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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