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재앙 ③> 생산 감축만이 유일한 해법인데...플라스틱과 `헤어질 결심'은 아직

윤구현기자 승인 2024.07.18 15:49 | 최종 수정 2024.07.27 12:41 의견 0
플라스틱 협약을 위한 제4차 정부간 위원회가 열린 캐나다 오타와 시내에서 시민들이 플라스틱 남용을 막자는 취지의 행진을 벌이고 있다. <사진=오션>


올 11월 부산에서는 매우 중요한 국제회의가 열리게 된다.

`플라스틱 협약'을 위한 마지막 협상 회의인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 얘기다.

170여개국 대표들이 부산 벡스코에 모일 예정이어서 이목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재앙으로부터 벗어날 방법은 생산 감축 뿐이라고 강조한다.

플라스틱 재질의 특성상 대체 불가한 장점이 명확한데 반해 재활용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플라스틱 오염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국제사회의 합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플라스틱 생산 규제로 타격을 입게 되는 산유국을 중심으로 반대 기류가 강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쓰레기장에 플라스틱 등이 쌓여있다. [EPA=연합뉴스]


플라스틱 사용 줄일 수 없나

플라스틱은 인류가 사용해 오던 기존 소재를 광범위하게 대체하면서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다.

UNEP(유엔환경계획) 이 지난 4월 캐나다에서 열린 `제4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4)에 제출한 보고서에 의하면 플라스틱 연간 생산량은 2000년 2억3400만톤에서 2019년에는 4억6000만톤으로 약 두 배 증가했고, 2040년에는 7억 톤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플라스틱 폐기물도 늘며 2019년 한 해에만 3억6000만톤 정도 발생했는데, 재활용된 것은 9%에 불과했다.

90% 이상이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와관련해 오션(OSEAN)의 홍선욱 박사는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어렵고, 생분해도 잘 되지 않는다"며 "플라스틱 생산 감축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오션(OSEAN,동아시아바다공동체)은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비영리기구이자 독립 연구소인데, 4차 정부간협상위원회에 참여하는 등 플라스틱 쓰레기 해결에 역량을 모으고 있는 단체이다.

홍 박사는 "쌀알갱이 형태의 1차 플라스틱에 각종 첨가물을 넣어 다양한 플라스틱 소재들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재활용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생산 감축만이 유일한 해법인데, 수명이 짧고 1회사용에 그치는 포장재서부터 플라스틱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번 생산되면 여러 번 쓸 수 있도록 하는 `재사용'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사용량은 줄이고(reduce), 재사용은 늘리고(reuse), 대체재를 쓰는(replace) 과정이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그는 "플라스틱은 기능성이 뛰어나고 가격도 낮기 때문에 사용량을 완전히 줄이는 건 어렵다"며 "3re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에서 `헤어질 결심?'

지구촌 사회가 플라스틱 협상에 나선 것은 플라스틱 쓰레기의 폭증을 그냥 지켜보기만 할 수는 없다는 공감대의 결과다.

2022년 3월 `제5차 유엔환경총회'에서 170여 개 나라는 `마침내' 플라스틱의 전체 수명 주기를 포괄하는 구속력 있는 협약을 2024년까지 마련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플라스틱 오염을 막고자하는 인류의 희망에 찬 진전은 그러나 힘차게 이어지지 못하는 양상이다.

막상 협상문 단계에 접어들면서 돌변하는 나라들이 속속 나오는 실정이다.

플라스틱 원료를 생산하는 산유국, 플라스틱을 주로 생산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플라스틱 수명주기에서 원료 추출과 생산을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에 따라 캐나다에서 열린 4차 정부간협상위원회는 별다른 진전을 이루는데 실패했다.

홍선욱 대표는 "플라스틱 생산 회사 입장에서는 회사의 명운이 달린 문제라 필사적으로 로비를 펼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서는 협력이 이뤄지기는 힘들다"고 전망했다.

윤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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